오쇼라즈니쉬의 십우도에 소를 찾은 동자가 소 등에 올라타 피리를 불며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 가슴이 뭉클했는데,난 실크로드 여행를 통해 일상의 감사함을 찾아 집에 돌아옴에 나름 구도자의 반열에 오른 기분이다.ㅎㅎ

나이 탓인지,계절 탓인지, 남편의 처방대로 배부른 탓인지, 일상이 무의미해지고 우울이 아침 안개처럼 피어 오를땐
나는 누구며, 어디로 가고 있고,지금 잘 살고 있는지 매순간 물음표를 던져 봤는데,이번 실크로드여행을 통해 의문점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천산천지와 칠채산에서 호연지기를 길러 더 넓고 건강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떠날땐 극기훈련 가는 고행길의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워낙 잘 짜인 스케쥴과 새롭게 알아가는 역사 문화 탐방의 호기심에 8박9일의 일정이 지루하지 않고 하루평균13000보의 강행군을 거뜬히 소화했다..
아쉬운건 고소공포증 때문에 맥적굴 탐방과 명사산 낙타타기는 포기했다.

황하석림과 병령사석굴 천산천지 교하고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일출 일몰때 아름답다는 칠채산은 어중간한 시간대에 가서 화보의 화려함만 못했지만
눈이 시리도록 파란하늘을 주신 창조주 하나님께 찬양드렸다.
제일 기대했던 돈황석굴은 규모에는 놀랐지만, 석굴의 불상이나 벽화가 엇비슷해서 볼수록 감흥이 줄었다.

화염산도 장관이었다.화염산에서 연주하시는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도록 그 자릴 지키시길 기도할께요..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우리 일행 17명( 50대에서 80대까지)을 첫 인솔인데도 베테랑급 능력을 보여준 볼빵빵 이상윤대리님,당신 때문에 컬쳐투어가 더 좋아졌고
피곤한 기색없이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신 박동광가이드님의 성실하심과 최선을 다하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컬쳐투어 사장님!! 우리 식탁에 칭다오 맥주로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심에 감사드리며 내년 봄에 중앙아시아3국 특가상품도 부탁드립니다...
마음속 깊은 슬픔을 해학으로 승화시켜 우리 귀를 즐겁게한 은미씨, 당신땜에 즐거웠다오..

여행의 감흥을 잃기전에 쓰고 싶어 비몽사몽간에 자판기를 두들기며,
함께 여행한 우리 일행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또 만나뵙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