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림분지에 인접한 곳에 위치한 해발 1,600m 중국 국가지질 고원으로

천산 신비 대협곡은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

붉은 빛깔의 사암으로 거대한 봉우리와 산이 명칭대로 신비로운 풍경이었다.

계곡으로 들어서는데

억겁의 시간을 풍화와 침식을 겪어가며 어찌 이런 기이하고 경이로운 풍경을 만들어 낼 수가 있을까?

눈발까지 날리니 운치는 더하여 나는 카메라를 지참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였지만

스마트폰의 뛰어난 편의성과 접근성으로

눈앞으로 다가서는 오래된 세월의 자취를 놓치지 않고 앵글에 맞춰 잇따라 엄지로 터치를 했다.

천산 신비 대협곡을 나와 수바시고성으로 갔다.

서역 불교의 흥망성쇠가 담겨있다는 쿠차왕국의 최대 사찰 유적지라고 한다.

현장법사도 인도로 가던 중에 이곳에서 2달이나 머물렀고

구마라지스님도 그의 어머니도 수행했고 승려들도 1만 명이 넘을 만큼 불교가 번성했으나

전쟁 중에 파괴되어 신장성 최대 규모의 수바시고성은 일부 흔적만 남았을 뿐 황량한 벌판에서

오래된 시간 속의 기억되지 않을 역사가 숨은 터를 바라다 보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스바시고성에 현장법사의 흔적을 세워놓았다.

호텔에서 나와 키질 천불동석굴로 갔다.

쿠차는 구마라지 스님의 고향이다.

석굴 앞 쪽에 검은색의 구마라지 동상이 세워져 있고

절벽의 석굴은 막고굴보다 300년이나 일찍 조성되었고 251개 석굴이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석굴 안은 조소, 벽화들이 남아 있는데 특히 청색의 색채가 선명하게 남아 인상적이었다.

구마라집이 번역한 많은 불교 경전 중에 법화경, 반야경, 아미타경이 유명하다고 하며

그의 번역은 현장법사 보다 몇 백 년이나 앞서 불교 경전을 번역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귀담아들었다.

구마라지는 자신이 번역한 경전은 원문과 다르지 않다고 자신만만했다고 한다.

파계를 했어도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이 번역한 경전이 다르게 번역이 되었다면

다비식을 할 때 혀는 타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예언대로 혀는 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부처의 가르침은 타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깨우침에 이르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구마라지와 현장법사는 삼장법사이다.

삼장법사는 승려에게 다 주어지는 게 아니고 불경의 3요소 경장, 율장, 논장 모두에 박식한 승려에게 붙여진다고 한다.

삼장법사는 서역을 거쳐 인도에 이르러 불경 원문을 들고 돌아와 큰 업적을 남겼다.

우리는 서유기에 나오는 당나라 때 삼장법사도 현장법사로 불리기도 하는데 “삼장법사 현장”이 맞을 듯하다.

삼장법사 현장이 서역에 불경을 얻으러 가면서

손오공과 저팔계와 사오정을 제자로 삼아 동행하며 수난기를 겪는 동안

해결사인 손오공의 여의봉 도술을 해학적인 만화로 읽었던 기억이 오랜만에 살아났다.

오늘은 아라 얼을 출발하여 타클라마칸사막 440km를 종단하여 호탄으로 가는 날이다.

타클라간사막은 과거 실크로드를 잇는 동서 간 교통로로 면적이 약 337,000km²나 된다.

버려진 땅이 아니고 풍부한 지하자원이 묻혀있고 물을 품고 있는 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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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막은 모래바람의 길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라는 뜻을 가진

유동 사막으로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사막을 지나는데

길 양쪽으로 설치된 모래 방지턱은 갈대를 잘라 장방형으로 꽂아 도로로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설치해놓았다.

중국 최대의 내륙하천이라는 타림 강가에 호양림이 있는데

호양 나무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썩을 때까지 천년을 합하여 수명이 3.000년이나 되는 대단한 생명력을 지녔다.

새순 트기 전의 풍경이라 삭막했지만

건조하기 이를 데 없고 드넓은 영토를 가진 신장성 사막에서도 과수 재배를 하고 있다.

사막 내에 인공 관개시설을 갖추어 사과, 대추, 포도 등을 재배하는 면적이 광활하다.

쿠차에서 산 사과, 배 맛이 일품이었는데

특히 배는 작고 못생겼어도 부드럽고 아삭하며 달콤한 배즙은 잊을 수 없는 그리운 맛이다.

이동 중에 최초로 중국 불교를 받아들인 라와크 불교사원지를 관광했다.

영국의 스타인이 두 차례에 걸쳐 유물을 약탈해갔다고 한다.

모래밭 어디쯤에 번성했던 서역 남로의 불교 유적이 묻혀 모습을 감추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현장법사도 인도로 가는 길에 이 사막을 건넜고 라와크 불교사원지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전시관에 들어가 유물및 불교사원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휴게소로 향했다.

휴게소에도 영업을 하는 식당이 없어서 각자 가지고 있던 과일과 간식거리와

기사님이 미리 준비한 위구르인들이 즐겨먹는 빵(난)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힘을 얻어 모래사막을 산책하며 언덕을 미끄러지며 오르는 사막 체험을 했다.

옥의 생산지 호탄까지 가려면 아직도 남은 구간은 길고도 긴 사막을 질러가야 한다.

모래가 바람에 밀려 이동하는 유동 사막의 특성상 바람이 부는 정도에 따라 지형이 바뀐다고 한다.

이곳은 모래가 흘러 다니는 곳이라서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오지 못한다는

이름만으로도 두렵던 사막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아라얼에서 호탄까지 가도 가도 사막,

8시간이 넘도록 갇혔다가 죽지않고 살아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타클라마칸 사막을 오로지 혼자서 19일 간 도보로 횡단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종단을 해보니 차량이동으로도 힘들었다.

끝없는 모래밭을 긴시간 지루한 이동이기도 하여 이럴 때는 구글 어스로 사막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 마저도 한국은 모바일 버전은 지원이 안되는 어플.

앱스토어에 구글 어스가 없는 게 아쉽다.

호탄에 도착하니 천지사방이 모래먼지를 덮고 있다.

주차장에서 흙먼지 덮인 차를 보면서

시계로는 저녁때가 되었는데 이곳은 시차가 2시간이나 늦다.

주차장에서 흙먼지 덮인 차를 보면서

이곳 사람들은 강수량도 매우 적고 건조하며 흙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축복처럼 시원스레 세찬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풍경들을 보았다.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도시 호탄은

곤륜산맥의 눈이 녹아 흐르는 물에 쓸려오는 강에서 채집된 옥은 품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옥은 백색, 홍색, 녹색 등으로 영롱한 색채를 띄고 있다.

호탄을 출발하여 5시간 정도를 지나 사차에 도착했다.

사차는 현장법사가 다녀간 곳으로

위구르족 전통 음악인 무감의 고향으로 사차 왕릉과

위구르의 시인이자 음악가 아 만나 싸한 왕비 묘를 관람했다.

사차도 실크로드의 요지였다.

왕가의 무덤, 사차왕릉을 둘러보았다.

무덤 옆으로는 이슬람사원도 있었다.

서역에서는 오히려 호텔이 거의 5성급이다.

호텔 식당도 vip룸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먹을 수도 있었다.

정말 맛있는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특히 채소요리가 가장 맛있었다.

다시 숨을 고르고 카스로 이동하는데 약 204km,

고대 실크로드 길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이나 파미르고원을 과연 어떻게 이동했을까?

서역 만 리를 향한 여정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

또 아침이 밝았다.

학창 시절에 들었던 파미르고원을 실제로 가는 날이다.

카라쿨리 호수까지 196km 거리를 속도제한 등으로 5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카스에서 파키스탄 훈자를 거쳐 이슬라마바드를 잇는 카라코람산맥을 통과하는 카라코람 고속도로로 진입을 했다.

고속도로라고는 하지만 왕복 2차선으로 빠르게 달릴 수는 없다.

파미르고원에서 먼저 만나게 되는 백사산과 백사호이다.

흰모래가 덮여 있어서 이름이 붙여진 백사산은 고원 평지에 뒤편으로 설산을 두르고

백사호에 투영된 설산은 물결이 일어 유화 같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맞아준다.

백사호는 댐으로 만들어진 넓은 호수라고 한다.

호수 건너편에 하얀모래가 덮힌 설산과 호수에 빠져 흔들리는 설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다사한 일상의 스트레스도 가라앉히는 맑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야크는 사진 모델이 되기도 하고 야크 타기 체험도 있지만

현지인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는 이번 여행의 스팟 해발 3.600m에 위치한 카라쿨호수와

7.719m 콩쿠르산과 7.546m 무스타거설산을 향해 출발을 했다.

현장법사와 혜초 스님도 인도에서 올 때 이 길을 이용했다.

만년설의 파노라마와 산정호수 파미르고원의 카라쿨호수에 도착했다.

호수는 하늘을 담고 있어서 일까?

초원과 천막집(유르트)과 빙하가 녹은 물 위에 내려앉은 무수한 반짝임은

가슴에 아름다운 파문이 일고 푸르게 시려와 치구의 지붕에 올라왔어도

고산증세도 모른 채 폰을 쥐고 설산과 호수의 푸른빛을 메모리에 저장했다.

빨간 RV차는 카페,

커피를 팔고 있다.

카라코람 하이웨이!

카라코람 산맥을 넘으면 간다라 문명을 품은 파키스탄 아닌가.

세계의 지붕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타지키스탄이 눈앞이 아닌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경이 이 길에 있다는데......

파키스탄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내가

고지를 눈앞에 두고 되돌리는 발길에 속으로 깊은 탄식을 했다.

강물은 흘러 결코 돌아오지 않듯이

시간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다.

그래,

다시 카스카르에 와서 카라코람 하이웨이,

그 거칠고도 아름답다는 길로 쿤자랍고개를 넘어보는 거다.

더. 늦.기. 전.에.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카스고성을 거닐었다.

동서로 나누어져 위구르족이 살고 있는 전통시장거리를 걸으며

먹을거리, 전통 수공예품, 청진사, 골동품 가게, 민속 거리, 대장간, 고성은 생각보다 매우 넓었다.

먹을거리를 파는 골목에는 양꼬치, 군만두, 볶음밥 등등 줄지어 늘어서 있다.

먹을거리를 파는 골목에는 양꼬치, 군만두, 볶음밥 등등 줄지어 늘어서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면적의 6분의 1일 차지하고 있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절반의 위구르족과 다음으로 한족, 이어서 카자흐족이 많이 산다.

위구르족은 중국어를 잘 모르지만 지금은 학교에서 중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다른 민족, 종교, 언어를 가진 소수민족 젊은이들은 

새로운 직업을 찾아나서고 점점 중국에 배어드는 것 같다.

방대한 면적 서역의 일정도 오늘로 끝이다.

향비원으로 갔다.

청나라 건륭제가 사랑했던 여자,

위구르족 출신의 절세미인은 몸에서 향기가 나서 건륭제의 향비로 불렸고 건륭제의 후궁이 되었다.

건륭제는 많은 비를 거느렸는데 그중에서 가장 총애를 받았던 황비다.

베이징에 이슬람 건축으로 궁궐을 지어줬는데 요절하였고

건륭제는 3 년에 걸쳐 시신을 그녀의 고향인 카스로 운구하여 안장하였고

건륭제 릉 안에도 묘가 있고 카스 향비원 안에도 그녀의 묘가 있어서 두 개의 묘가 있다.

건륭제 때, 신장위구르가 청나라에 패배한 뒤

청나라 왕의 후궁이 된 황비는 전제군주의 사랑을 저항했던 위구르족의 자존심인지도 모른다.

향비원 내의 이슬람 건축물과 관리가 잘 된 정원을 관람하고 나와 청진사로 이동했다.

건륭제를 사랑할 수 없었던 여자,

황비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신강성 최대 규모의 이슬람 사원 아드카모스크, 청진사는

처음에는 귀족의 무덤이었으나 사원으로 바뀌었다.

사원 안을 둘러보았는데 화려한 내부와 초록색 기둥들과 초록색 문양의 타일 바닥이 인상 깊었다.

기도하는 장소 이상의 장소로 이슬람교도들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이슬람 축제일에는 5만 명이 집결할 수 있는 넒은 광장이 있다.

청진사 관람 후 중식 후 공항으로 이동하여 서안으로 출발했다.

서안공항을 나와 숙소와 가까운 대안탑 앞 대당불야성을 구경하며

한식당으로 가서 삼겹살로 저녁을 마무리하고 호텔로 들어갔다.

15일 차 일정은 귀국길,

하서주랑과 서역남로를 끝으로 또 새로 도전할 목적지를 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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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여행을 다녀온 지 벌써 1달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백사호에 투영된 설산이 어른거리고

카라쿨호수에서 되돌아 나오는 카라코람 하이웨이에서

등 뒤를 자꾸 돌아보던 아쉬움은 쉽사리 사위지 않습니다.

혜초 스님이 지나 온 천산 남로를 뒤따랐던 신장위구르자치구와 감숙성 여행은

다양한 비경과 독특한 문화와 사막을 종단하면서

정작 스님의 발자취는 뒷전이고

하루하루 특별한 일정에 젖어들어 일행들과 함께 한 15일은 짧았습니다.

작년 티베트 여행에서 함께하지 못하여

실크로드에서는 박동광 가이드님으로 선정을 부탁드렸고

이번에 동행하며 해박한 설명과 가는 곳마다

맛있는 과일과 지역마다 특별한 간식으로 서역의 맛을 체험하며

일정이 고단하지 않게 배려해 주신 감사함을 다시 한번 텍스트로 남깁니다.

우루무치까지의 일정에 함께한 일행과 파미르고원까지 함께한 일행분들께

함께하였기에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될 여행이었다는 말씀도

여기에 남깁니다.

또한 염려했던 혜초 스님의 여행길은 멀고도 험했지만

이번 여행을 컬처투어 최고의 일정으로

죽음의 바다라는 타클라마칸사막도 무사히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실크로드에서 만난 스마트폰에 저장한 이미지와 감동을 불러다 놓았습니다.

컬처 투어를 만나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게 되어

다음 여행을 기약하고 싶어진다는 점도 적습니다.

고맙습니다.